정성껏 지은 브랜드 이름이 특허청에서 ‘거절’ 통지를 받았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직관적이고 좋은 이름이 왜 안 된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드실 텐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브랜드 네이밍의 가장 큰 고비인 ‘식별력(Distinctiveness)’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법이 왜 예쁜 이름을 거절하는지, 그리고 거절당하지 않는 이름의 한 끗 차이는 무엇인지 상세히 짚어드립니다.
1. 흔한 단어가 왜 내 것이 될 수 없을까? (독점 방지의 원리) 🚫
마케팅 전문가들이 “이름만 들어도 뭘 파는지 알 수 있는 이름을 지으세요”라고 조언할 때, 변리사들은 “그러면 상표등록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하곤 합니다. 이 간극은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요?
핵심은 바로 ‘식별력’입니다. 상표권은 특정인에게 그 단어를 독점할 수 있는 강력한 권리를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누구나 써야 하는 단어를 한 사람이 독점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비즈니스 생태계에 큰 혼란이 올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식별력 없는 상표’를 엄격히 걸러냅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파는 사람이 자신의 브랜드 이름을 ‘맛있는 사과’라고 등록하려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이것이 등록된다면, 다른 사과 상인들은 ‘맛있는 사과’라는 표현을 쓸 때마다 상표권 침해를 걱정해야 합니다.
법은 특정인이 일반적인 형용사나 명사를 독점하여 타인의 정당한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막습니다. 즉, “이 이름은 당신뿐만 아니라 이 업종에 종사하는 누구라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흔한 단어’가 거절되는 진짜 이유입니다.
2. 특허청이 “No”라고 말하는 3가지 대표 유형 🙅♂️
상표법에서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내가 생각한 이름이 혹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지 체크해 보세요.
① 보통명칭 (Generic Name)
상품의 일반적인 명칭 그 자체를 말합니다.
- 예시: ‘커피’ 매장 이름을 ‘커피’로, ‘자동차’ 수리점 이름을 ‘자동차’로 짓는 경우
- 이유: 누구나 부르는 명칭을 한 사람이 독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② 관용표현 (Customary Name)
해당 업계에서 관용적으로 널리 쓰여서, 이제는 누구의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 이름입니다.
- 예시: 과자 업계의 ‘깡’(새우깡, 고구마깡 등), 청심환 업계의 ‘원방’(원래의 처방이라는 뜻) 등
- 이유: 소비자들에게 이미 특정 브랜드가 아닌 ‘상품의 종류’나 ‘공통된 특성’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③ 기술적 상표 (Descriptive Mark) - 가장 빈번한 거절 사유 ⚠️
상품의 성질(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이름입니다.
- 예시: ‘Cold’(음료수), ‘침대박사’(침대 판매), ‘순수’(화장품), ‘상쾌한’(방향제)
- 이유: 상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단어는 누구나 광고 카피로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비누는 참 순해요”라고 말할 권리를 모두에게 남겨두는 것이죠.
3. ‘멋있는데 거절’되는 이름의 공통점: “너무 친절하다”
브랜드 컨설팅을 받거나 고심해서 지은 이름 중에서도 거절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름들의 공통점은 ‘소비자에게 너무 친절하고 직관적’이라는 것입니다.
- 직관적인 이름: “딱 들으면 뭘 하는 곳인지 알겠어!” (마케팅적으로는 100점 💯)
- 상표법상의 평가: “상품을 설명하고 있네? 식별력 부족!” (법적으로는 거절 대상 ❌)
아이러니하게도, 마케팅 효율이 높은 ‘설명적인 이름’일수록 법적 보호를 받기는 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Quick Delivery’는 퀵서비스 업체로서 최고의 이름처럼 보이지만, 상표권으로 등록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4. 거절의 벽을 넘는 네이밍 전략: ‘암시’와 ‘임의’ 💡
그렇다면 어떻게 이름을 지어야 ‘식별력’이라는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까요? 성공적인 상표 등록을 위한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합니다.
전략 1: 기술(Description)하지 말고 암시(Suggestion)하라
상품의 특징을 직접 말하지 말고, 한 단계를 거쳐 연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 나쁜 예: ‘잠 잘 오는 침대’ (성질 표시로 거절)
- 좋은 예: ‘에이스(Ace) 침대’ (최고라는 이미지를 암시하지만, 침대의 성능을 직접 설명하진 않음)
- 한 끗 차이: ‘냉수’보다는 ‘빙산’, ‘빠른 배송’보다는 ‘번개’처럼 은유적인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전략 2: 관련 없는 단어를 조합하라 (임의적 상표)
상품과 전혀 상관없는 단어를 브랜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식별력이 가장 높게 인정되는 방식입니다.
- 대표 예시: ‘Apple(애플)’
- 분석: 애플이 사과를 판다면 ‘보통명칭’으로 거절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팔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강력한 식별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5. 네이밍 → 상표출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 🔒
이름을 짓는 단계에서부터 상표 등록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수천만 원을 들여 마케팅한 이름이 ‘식별력 없음’으로 거절되면, 그 이름은 법적으로 ‘공공재’가 됩니다. 누군가 내 이름을 그대로 베껴 옆에 가게를 차려도 “이건 흔한 단어라 상표권이 없으니 내가 써도 무방하다”라고 주장하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진정한 네이밍의 완성은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에 있습니다. 멋진 로고를 만들기 전에, 세련된 슬로건을 짜기 전에, 그 이름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식별력’을 갖췄는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오늘 포스팅의 핵심 요약
- 식별력은 상표 등록의 핵심이자, 타인의 사용을 막는 울타리다.
- 기술적 상표(성질 표시)는 마케팅에는 좋으나 등록은 가장 어렵다.
- 직관적인 이름보다는 한 단계 비튼 암시적 이름이 상표권 확보에 유리하다.
- 네이밍 단계에서 상표 등록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당신의 브랜드 이름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이름인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식별력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전문가와 함께라면, 세상에 하나뿐인 안전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nan-IP가 여러분의 브랜드를 지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