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가 잘될수록 사람은 더 적게 개입하게 됩니다. 자료를 찾고, 파일을 만들고, 테스트를 실행하고, 배포 후보를 준비하는 일이 한 번의 요청에서 이어집니다.
에이전트에게 문서를 써 달라고 하거나 코드를 고쳐 달라고 하면, 화면 안에서는 일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에이전트와 오래 대화하다 보면 이런 기대가 생깁니다.
AI에게 일을 맡길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대개 이렇습니다.
“이 문서를 요약해 줘”라고 했을 때와 “이 프로젝트의 문제를 찾아 수정하고 테스트까지 실행해 줘”라고 했을 때, 두 요청에 응답하는 AI는 겉보기에는 비슷합니다.
AI 도구를 하나씩 써 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브라우저 탭과 앱 목록이 꽤 길어집니다.
AI가 만든 문서를 처음 받았을 때의 감정은 대개 두 갈래입니다. “생각보다 잘 썼는데?”와 “그래서 이걸 믿어도 되나?” 저는 두 번째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게 오히려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전트가 초안을 잘 만드는 것과, 그 초안이 업무 결과로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에이전트에게 도구를 하나씩 붙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착각이 생깁니다. 연결이 많을수록 똑똑한 작업 환경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Gmail도, 드라이브도, 검색 서버도, 파일 시스템도 붙으면 처음에는 분명히 시원합니다.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질문이 바뀝니다. “이 에이전트가 어디까지 읽어도 되는가?”, “이 버튼을 누르면 무엇이 실제로 바뀌는가?”
“등록증은 받았는데, 3년째 쓰지 않았다고 취소당할 수 있나요?” “거절됐는데 기한도 넘겼어요. 그냥 포기해야 하나요?”
“좋은 이름은 정했는데, 출원서만 내면 등록되는 건가요?” “지정상품을 넓게 잡을까, 좁게 잡을까 — 어디서부터 막히는지 모르겠어요.”
“등록은 됐는데 무효 걸렸어요. 명세서 기재가 문제라는데요?” “심사관이 보정 방향을 제시했는데, 그대로 따르면 권리가 너무 좁아질 것 같아요.”
“특허 출원은 했는데, 심사가 뭘 보는지 한 번에 정리된 글이 없어요.” “거절 통지서를 받았는데 보정인지 재심사인지 분리출원인지 — 순서가 헷갈립니다.”
“특허는 있는데, 왜 매출·기업가치와 연결이 안 될까?”
“아이디어는 있는데, 출원 서류 하루 늦었다가 우선권을 잃었다” — 이런 이야기, IP 실무에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 이름은 아는데, 내 제품에는 뭐가 해당되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특허를 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두면 되나요?”
“디자인은 출원해 뒀고, 특허도 있는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또 내야 하나요?”
“특허가 50건 있다고요? 그래서 회사 가치가 얼마인데요?”
“상표 출원은 거절됐는데, 옆 가게가 우리 간판 비슷하게 달았어요. 부정경쟁으로는 가능할까요?” “전국 브랜드랑 동네 맛집이 같은 「주지성」 기준을 쓰는 건가요?”
“우리 동네에서 20년째 장사한데, 상표 등록은 못 받았어요. 그래도 남이 똑같은 이름 쓰면 막을 수 있나요?” “전국에서 유명한 브랜드인데, 상표법이랑 부정경쟁방지법 중 어디를 들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