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우리 매장 건너편에 우리랑 인테리어랑 메뉴판까지 똑같은 가게가 생겼어요! 간판 이름만 한 글자 다르고요.” “레시피 유출된 거 아냐? 메뉴 구성이 완전히 판박이인데?”
대한민국 요식업계와 프랜차이즈 시장의 고질병, 바로 ‘미투(Me-too) 브랜드’ 문제입니다. 탕후루가 뜨면 탕후루 가게가, 대왕카스테라가 뜨면 카스테라 가게가 우후죽순 생기는 유행 편승을 넘어, 이제는 특정 인기 브랜드의 컨셉을 교묘하게 베끼는 ‘짝퉁 창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법적 대응을 하려니 “상표가 조금 달라서 침해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듣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상표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카피캣(Copycat)들을 잡는 강력한 그물, ‘부정경쟁방지법’과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전략에 대해 알아봅니다.
1. 상표법만으로는 2% 부족하다 🚫
일반적인 짝퉁들은 상표(이름, 로고)를 똑같이 쓰지 않습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비틀죠.
- 사례: ‘봉구비어’가 뜨자 ‘봉쥬비어’, ‘춘자비어’ 등이 등장했습니다.
- 법적 한계: 상표법은 기본적으로 ‘호칭(부르는 이름)’과 ‘외관’이 유사해야 침해를 인정합니다. 이름이 전혀 다르거나 로고 모양이 다르면, 아무리 컨셉이 비슷해도 상표권 침해로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방어 전략은 상표법을 넘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2. 강력한 무기: 부정경쟁방지법 (차목 & 카목) ⚔️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행위를 규제합니다. 프랜차이즈 분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조항은 두 가지입니다.
① 식별력 있는 표지의 혼동 야기 (제2조 제1호 가목~다목)
국내에 널리 알려진(주지성)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행위입니다.
- 핵심: 내 브랜드가 어느 정도 유명해야(지역 내 혹은 전국적 인지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② 성과물 도용 행위 (제2조 제1호 파목 → 현 카목)
일명 ‘성과물 무단 편승’ 조항입니다.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이 조항은 매우 포괄적입니다. 이름이 달라도 메뉴 구성, 인테리어, 서빙 방식, 마케팅 문구 등을 통째로 베껴서(Copy) 누가 봐도 “거저먹으려 한다”고 판단되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원조 맛집들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입니다.
3.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를 입혀라 👗
미국법에서 유래한 개념인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의 포장, 용기, 매장의 인테리어 등 ‘전체적인 이미지와 느낌(Total Image and Overall Appearance)’을 뜻합니다.
이제는 로고 하나가 아니라, 매장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 자체를 권리화해야 합니다.
- 인테리어 특허(디자인권): 독특한 매장 레이아웃이나 집기 디자인을 디자인권으로 등록하세요.
- 입체 상표/위치 상표: 특이한 모양의 서빙 용기나 직원 유니폼의 특정 위치에 부착된 표장 등을 특수한 상표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 증거 확보: 우리 매장의 독특한 컨셉이 “나만의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인테리어 기획서, 디자인 시안, 메뉴 개발 노트 등을 꼼꼼히 남겨둬야 합니다.
4. 가맹 계약서, IP 조항을 점검하라 📝
적은 내부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맹점주가 계약 종료 후 간판만 살짝 바꿔서 똑같은 장사를 계속하는 경우(유사 상호 변경)가 비일비재합니다.
가맹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IP 보호 조항이 강력하게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 경업금지 의무: 계약 종료 후 일정 기간/지역 내에서 동종 영업 금지.
- 지식재산권 귀속: 매장 운영 중 개발된 레시피나 노하우도 본사에 귀속됨을 명시.
- 비밀유지 의무: 레시피, 매뉴얼 등 영업비밀 유출 시 구체적인 위약벌 조항.
마치며: 짝퉁은 원조를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지켜야 한다)
“맛으로 승부하면 손님이 알아주겠지”라는 장인 정신은 존경스럽지만, 비즈니스 정글에서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쉽게 혼동하고, 짝퉁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흔들립니다.
여러분의 피, 땀, 눈물이 섞인 레시피와 브랜드 컨셉. 상표권이라는 ‘현관문’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이라는 ‘CCTV’와 계약서라는 ‘보안 시스템’까지 3중 방어막을 구축해야 비로소 안전해집니다.
가맹점주님들의 생계가 달린 소중한 브랜드, nan-IP와 함께 철통같이 지켜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