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대세가 되면서 기업 간, 혹은 기업과 대학/연구소 간의 공동연구개발(Joint Development Agreement, JDA)이 활발합니다. 서로의 기술과 자원을 합쳐 시너지를 내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하지만, 막상 계약서 도장을 찍을 때 가장 얼굴을 붉히는 항목이 있습니다. 바로 “개발된 특허(IP)를 누가 가질 것인가?”입니다.
많은 대표님들이 “같이 만들었으니 사이좋게 50:50으로 공유(공동소유)하시죠”라고 쉽게 합의합니다. 하지만 IP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특허 공유(Joint Ownership)는 가장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요.
오늘은 JDA 계약 시 반드시 따져봐야 할 IP 소유권의 3가지 핵심 쟁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1. ‘공동소유’의 함정: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 🔒
대한민국 특허법상 특허권이 공유로 되어 있으면,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그 특허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라이선스(사용권)를 줄 수 없습니다. (특허법 제99조)
예를 들어, A사와 B사가 특허를 공동소유했습니다. A사가 이 기술을 대기업 C사에 납품하거나 기술이전을 하려는데, B사가 “난 그 조건 마음에 안 들어”라며 반대하면? A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이좋은 공유’가 사실상 ‘상호 비토권(Veto Power)’이 되어 비즈니스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는 순간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각 공유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자유롭게 실시 및 라이선스를 허락할 수 있다”라는 특약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2. 기여도에 따른 ‘단독 소유’ 원칙 세우기 🏗️
무조건적인 공유보다는, 개발 결과물을 명확히 나누는 것이 훨씬 깔끔합니다.
- Foreground IP (계약 후 발생 IP):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생긴 IP는 누가 주도적으로 개발했느냐에 따라 단독 소유로 귀속시킵니다.
- Background IP (기존 보유 IP): 프로젝트 시작 전부터 각자가 가지고 있던 IP는 당연히 각자의 소유임을 명시합니다.
만약 결과물이 섞여서 분리가 불가능할 때만 예외적으로 공동소유를 하되, 이때도 ‘지분율’과 ‘비용 분담(출원, 등록, 유지료)’ 비율을 명확히 해야 나중에 싸움이 안 납니다.
3. 개량 기술(Improvement)의 귀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권리 🐉
프로젝트가 끝난 뒤, A사가 공동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훨씬 더 좋은 개량 기술을 혼자 개발했다면? 이 개량 기술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B사는 “원천 기술이 공동 개발이니, 개량 기술도 우리 지분이 있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JDA 계약서에는 “프로젝트 종료 후 각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개량 기술은 개발한 당사자의 단독 소유로 한다”는 조항(Grant-back 조항 배제 등)을 명확히 두어야 합니다.
마치며: 계약서는 ‘헤어질 때’를 위해 쓴다
결혼할 때 이혼을 생각하지 않듯, JDA를 맺을 때도 분쟁을 예상치 않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파트너십은 언젠가 종료됩니다. 그때 웃으며 헤어지려면, 처음부터 IP 소유권이라는 ‘재산 분할’ 원칙을 냉정하게 세워야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며 쓴 공유 조항 하나가 훗날 회사의 매각이나 성장을 가로막는 돌부리가 되지 않도록, JDA 계약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IP 조항 검토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