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양질의 데이터셋’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근데 이거, 특허가 되나요?”
AI와 빅데이터 시대, 많은 기업들이 기술(알고리즘)보다 데이터(Data) 자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데이터의 모음’ 그 자체는 특허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특허는 ‘기술적 사상’을 보호하는데,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의 집합’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쟁사가 우리 웹사이트를 크롤링(Crawling)해서 데이터를 싹 긁어가도 속수무책일까요? 아닙니다. 특허법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이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업의 소중한 데이터 자산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최신 전략을 소개합니다.
1. ‘데이터 부정취득행위’의 신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 📜
과거에는 데이터 도용을 처벌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데이터 부정취득·사용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의 유형으로 명시되었습니다.
보호받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특정인에게 제공하기 위해 생성된 것일 것 (공공데이터 X)
-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생성되었을 것 (단순 수집 X)
-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았을 것 (비밀 관리성 일부 완화)
즉, 우리 회사가 피땀 흘려 가공하고 정리한 데이터를 누군가 부정한 목적으로 훔쳐 가거나 사용하면, 이제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 ‘성과 도용 행위’ 금지 (파목): 무임승차를 막아라 🚫
경쟁사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데이터를 긁어갔다면? ‘성과 도용 행위(일반 조항)’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대법원 판례(야놀자 vs 여기어때 사건 등)에서도 경쟁사의 DB를 크롤링하여 영업에 활용한 행위를 이 조항을 근거로 불법으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핵심은 ‘상당한 투자’와 ‘무단 편승(Free-riding)’입니다.
3. 기업이 준비해야 할 3가지 방어 전략 🛡️
법이 있어도 준비된 자만 보호받습니다.
- 약관(ToS) 정비: 웹사이트 이용약관에 “데이터 크롤링 및 무단 수집 금지” 조항을 명시하고,
robots.txt등을 통해 기술적 접근 제한 조치를 해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단 수집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명시적 의사표시) - 데이터 가치 입증 자료 확보: 이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하는 데 얼마의 비용과 시간, 인력이 투입되었는지 증빙 자료(R&D 장부, 인건비 내역 등)를 평소에 관리해야 합니다. ‘상당한 투자’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 접근 통제: 회원 전용 공개, API 인증 키 도입 등 데이터를 아무나 쉽게 가져갈 수 없도록 최소한의 관리 조치를 취해야 ‘자산’으로 인정받기 쉽습니다.
마치며: 데이터는 곧 자본이다
이제 데이터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거래되는 ‘자본(Capital)’입니다. 특허가 어렵다면, 저작권과 부정경쟁방지법이라는 다른 무기를 꺼내 들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데이터가 누군가의 ‘Ctrl+C, Ctrl+V’로 허무하게 날아가지 않도록, 지금 바로 데이터 보호 컴플라이언스를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