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항해 시대, 늦깍이 탐험가의 출항

불과 3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서성이는 구경꾼에 불과했습니다. ChatGPT니 코파일럿이니 하는 이름들을 들어는 봤지만, “요즘 세상 참 좋아졌네” 하고 넘기는 정도였죠.

그러다 문득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유튜브와 검색창을 뒤지며 AI라는 녀석을 일상에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챗GPT와 윈도우 코파일럿을 기웃거렸지만, 저의 종착지는 결국 ‘제미나이(Gemini)’였습니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묘하게 저랑 결이 맞는 답변을 내놓는 그 매력에 빠져버린 거죠.

결국 월 29,000원의 거금(?)을 투자해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구독 버튼을 눌렀습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AI 유랑기의 서막이었습니다.

1장: 젬(Gem) 깎는 노인(?)과 스페인 동요

유료 버전을 쓰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프롬프트가 중요하다는데? 페르소나를 설정하면 더 똑똑해진다는데?”

그때부터 저는 ‘커스텀 젬(Gem)’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답시고 수많은 젬들을 생성하며 실험을 거듭했죠.

하지만 저의 호기심은 업무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

  • 스페인 동요 작곡가 데뷔: 브루(Vrew), 이미지FX, 구글 AI 스튜디오 등 온갖 툴을 동원해 ‘자메이카 풍의 신나는 숲속 친구들’ (2분 11초) 이라는 대작(?)을 만들었습니다. 제 귀엔 그래미상 감이었지만, 영상 입히기 삽질 끝에 크레딧의 한계에 부딪혀 강제 은퇴를 해야 했죠.
  • 인스타 릴스 도전: 이것 역시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조용히 폴더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2장: 18GB 파이썬과의 사투, 그리고 첫 번째 충격

“특허 도면을 자동화해 보자!”
이 원대한 꿈을 위해 구글 드라이브에 파이썬을 설치했습니다. 용량이 무려 18GB.
2주 동안 밤낮으로 매달렸지만, 결국 로컬 PC와의 연동 문제라는 벽에 부딪혀 잠시 프로젝트를 멈춰야 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돌린 곳이 바로 ‘나만의 브랜드 홈페이지 구축’이었습니다.
이때 저는 인생 첫 번째 ‘벼락’을 맞게 됩니다.

“바벨(Babel)? 테일윈드(Tailwind)? 이게 다 뭐야?”

2000년대 나모 웹에디터 시절에 멈춰 있던 제게, 제미나이가 던져준 모던 웹 개발 환경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VS Code 터미널에서 코드가 춤을 추고, 순식간에 화면이 바뀌는 경험.
“우와, 당최 이건 뭐지?!”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진정한 ‘삽질의 서막’이었지만, 그 희열만큼은 짜릿했습니다.

3장: 제미나이 CLI, 두 번째 벼락을 맞다

홈페이지 구축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3일 전, 저는 운명처럼 ‘제미나이 CLI’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때, 바벨과 테일윈드를 만났을 때보다 더 큰, 전율에 가까운 두 번째 충격을 받았습니다.

“진짜로, 진짜로 이건 뭐지…?”

터미널 창 하나 띄워놓고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경험.
이건 단순히 ‘도구를 쓴다’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내 손발이 되어주는 유능한 파트너와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기분이었죠.

  • “내가 너무 늦게 안 걸까?” 하는 회의감과,
  •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하는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에필로그: 실행력 하나는 최고인 입문자의 다짐

저는 즉시 태블릿과 휴대폰에도 API 키를 받아 제미나이 CLI 환경을 세팅했습니다. (실행력 하나만큼은 자부합니다. ㅋㅋ)

아직은 CLI 명령어 하나하나가 낯선 입문자 수준입니다. 오프라인에선 관련 자료조차 찾기 힘들 만큼 기술의 속도는 빠르고요. 하지만 이 녀석을 친구 삼아 홈페이지를 뚝딱뚝딱 만들어가는 지금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이곳은 저의 ‘두 번째 디지털 뇌’를 만드는 실험실입니다.
앞으로 제미나이 CLI와 함께 또 어떤 삽질을 하고, 어떤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지 저조차도 기대가 됩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 언젠가 “CLI 좀 다룰 줄 아는 특허 전문가”가 되는 그날까지, 저의 유랑은 계속될 겁니다.


P.S. 혹시 저처럼 뒤늦게 AI라는 신세계를 만나 ‘벼락’ 맞은 분 계신가요? 환영합니다, 우리는 동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