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특허를 없애고 싶다.” “우리 특허가 무효심판에 걸렸다. 끝인가?”
특허 등록무효심판은 등록된 특허에 무효 사유(진보성·신규성 위반 등)가 있다고 주장해, 그 특허권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절차입니다. 심판원에서 인용되면 특허는 소급 소멸하고, 기각되면 특허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실무에서는 “어떤 경우에 무효 인용이 나오고, 어떤 경우에 기각되는가”가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판례 서버에 수록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무효심판에서 심판청구가 인용된 사례(특허가 무효로 인정된 경우)와 기각된 사례(특허가 유지된 경우)를 각각 정리합니다. 2025년 12월 20일 포스팅에서 다룬 무효심판·권리범위확인심판의 이론에 이어, 실전 판례로 무효심판의 쟁점을 구체적으로 잡아보겠습니다.
1. 무효심판, 인용과 기각이란?
등록무효심판은 누구든지 특허권의 무효 사유를 주장하여 특허심판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무효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특허법 제29조 제2항: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어 진보성이 없는 경우
- 특허법 제29조 제1항: 신규성이 없는 경우
- 특허법 제42조 제3항: 명세서에 실시가능하게 기재되지 않은 경우 (기재불비) 등
심판원의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 구분 | 의미 | 결과 |
|---|---|---|
| 인용 | 청구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짐 | 해당 특허권은 등록이 무효로 되어 소급 소멸 |
| 기각 | 청구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 | 해당 특허권은 유지 |
인용되면 그 특허는 “원래 없었던 것”이 되므로, 침해 소송의 근거가 사라집니다. 기각되면 특허권자는 그대로 권리를 보유합니다. 아래 두 판례는 각각 인용과 기각의 전형적인 사례로, 진보성을 둘러싼 쟁점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보여 줍니다.
2. 사례 1: 무효 인용 – 수영보조장치 (2017허6422, 2016당3980호)
2.1 사건 개요
특허권자(원고)는 수영보조장치(특허 제1559659호)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피고는 이 특허에 대해 등록무효심판(2016당3980호)을 청구했습니다. 청구 이유는 진보성 부정이었습니다. 즉,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1, 2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으므로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선행발명 1은 미국 특허공보 제7,169,000호에 실린 ‘수영보조훈련기구’(부이 조립체와 핀 조립체로 다리·발목에 착용하는 부력 기구), 선행발명 2는 미국 특허공보 제4,379,704호에 실린 ‘수영훈련을 위한 레그 부이’(원통형 요소와 쉥크부가 있는 부력 기구)였습니다.
이 사건 특허발명의 핵심은 몸체의 상부 또는 하부에 형성된 함몰부로, 삽입홀 사이의 단면적을 줄여 수중 저항을 감소시키고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구성이었습니다.
2.2 특허심판원의 판단 – 무효 인용
특허심판원은 2017년 8월 23일 다음과 같이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심결을 했습니다.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은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1, 2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으므로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
즉, 특허는 무효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청구인(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입니다.
2.3 특허법원에서의 반전 – 심결 취소 (특허 유지)
특허권자(원고)는 이 심결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허법원은 원고(특허권자) 승소로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선행발명 1은 한 쌍의 C자형 베이 사이에 함몰부를 둘 만한 공간이나 기술적 동기가 없고, 선행발명 2의 쉥크부는 사용 방식과 목적이 이 사건 발명과 다르다.
- 선행발명 1과 2를 단순 결합해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함몰부를 도출하기 용이하다고 보기 어렵다.
- 선행발명 3과 2의 결합에 의해서도 동기 부여가 어렵고, 결합이 용이하다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제1항·제2항 발명의 진보성은 부정되지 않는다. 심판원의 무효 인용 심결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과: 심결이 취소되었으므로, 최종적으로는 해당 특허권은 유지되었습니다.
2.4 이 사례가 주는 교훈
- 심판원 단계에서는 무효 인용이 나올 수 있다. 진보성 논리가 심판원과 법원에서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 투트랙 전략의 중요성: 특허권자는 심판원에서 패소하더라도 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진보성 유지를 주장할 수 있고, 이 사건처럼 승소할 수 있다.
- 차이점(함몰부)의 기술적 의미를 명확히 하고, “선행기술의 단순 결합·동기 부여”가 어렵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것이 법원에서 인정받은 핵심이었다.
3. 사례 2: 무효 기각 – 잔디 보호매트 (2017허5207, 2012당143·2016당854)
3.1 사건 개요
피고들(특허권자)은 잔디 보호매트(특허 제1083294호)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원고(키그린 주식회사)는 이 특허에 대해 두 번에 걸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 1차: 2012당143호 – “선행발명 3, 4 등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주장.
- 2차: 2016당854호 – “선행발명 1 내지 5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주장 (새로운 선행기술 제출).
이 사건 특허발명의 핵심은 6각형이 연속 반복되는 망형 본체부와 기둥 하단에서 3개의 기둥이 육각 중앙부로 모이게 연결되는 Y자형 하부 연결간으로, 답압이나 하중이 불규칙·불균일하게 작용해도 견고하게 견디고 수명이 긴 잔디 보호매트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3.2 특허심판원의 판단 – 두 번 모두 기각
종전 심결 (2012당143):
특허심판원은 2013년 2월 25일 다음과 같이 심판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 특허발명은 선행발명 3, 4 등에 의하더라도 그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심결 (2016당854):
원고는 새로운 선행발명 1, 2, 5 등을 제출하여 다시 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2017년 6월 16일 다시 심판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선행발명 1, 2, 5는 종전 심결에서 제출되지 않은 새로운 증거이므로 일사부재리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행발명 1 내지 5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즉, 두 번 모두 무효 주장이 기각되어 특허권은 유지되었습니다.
3.3 이 사례가 주는 교훈
- 한 번 기각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새로운 선행기술(동일 사실·동일 증거가 아닌)을 찾아 다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일사부재리(특허법 제163조: 동일 사실·동일 증거로 재청구 금지)에 걸리지 않도록 사실과 증거가 달라야 한다.
-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종전 심판에서 기각되었더라도 새 무효심판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선행기술 모니터링과 청구항·명세서의 차별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 Y자형 하부 연결간 등 구조적 특징이 “선행발명들의 단순 설계 변경”이 아니라 불규칙·불균일한 하중에 견디는 견고한 구조로 설득되었기 때문에, 심판원이 진보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인용 vs 기각, 실무에서 잡을 포인트
| 구분 | 무효 인용 (특허 무효) | 무효 기각 (특허 유지) |
|---|---|---|
| 심판원 결론 | 청구인의 무효 주장 인정 | 청구인의 무효 주장 배척 |
| 특허권자 | 권리 소멸 (소급) | 권리 유지 |
| 쟁점 | 진보성·신규성 등 무효 사유가 입증된 경우 | 무효 사유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 |
진보성의 경우, 심판원과 법원 모두 다음을 본다.
-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기술(들)로부터 해당 발명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가?
- 선행기술 간 결합 동기가 있는가? 차이점이 단순 설계 변경·주지관용기술인가?
수영보조장치 사례에서는 심판원은 결합 용이하다고 보았지만, 법원은 결합 동기·용이성을 부정하여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잔디 보호매트 사례에서는 심판원이 두 번 모두 “선행발명들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할 수 없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즉, 같은 진보성이라도 증거와 논리 구성에 따라 인용·기각이 갈리며, 심판원에서 인용되더라도 법원에서 심결 취소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5. 마치며: 무효심판 대비는 출원 단계부터
무효심판에서 인용되면 특허는 소급 소멸하고, 기각되면 특허는 유지됩니다. 오늘 정리한 두 판례는 각각 심판원 단계에서 무효 인용된 사례(수영보조장치, 다만 법원에서 심결 취소로 특허 유지)와 무효 기각된 사례(잔디 보호매트, 두 번의 무효심판 모두 기각)를 보여 줍니다.
실무 시사점을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무효심판 청구인: 선행기술 조사와 결합 동기·용이성 논리를 탄탄히 세우고, 필요하면 새 증거로 재청구(일사부재리 주의)를 검토한다.
- 특허권자: 심판원에서 무효 인용되더라도 법원에서 심결 취소를 통해 권리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보성·차이점의 기술적 의미를 명확히 한 방어 논리를 준비한다.
- 출원 단계: 나중에 무효심판을 견딜 수 있도록 명세서에 차별적 효과와 구성의 곤란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비교예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특허 무효심판 대응이나 선행기술 분석이 필요하시면 nan-IP가 판례와 심사기준에 맞춰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